『마르크스주의연구』는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간행하는 계간 정기간행 전문학술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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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연구 10권 4호

양극화의 심화와 사회적 해체

 



마르크스는 자본축적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자본의 축적에 대응한 빈곤의 축적”, 즉 양극화를 “자본주의적 축적의 절대적 일반법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 한국처럼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예컨대 한국에서 저임금 노동자 (이는 중위임금의 2/3 이하를 받는 노동자를 가리킨다)의 비중은 2011년 25.1%로 OECD 나라들 중 최고였다. 또 OECD 나라들에서 이 수치가 2001년 16.9%에서 2011년 16.1%로 저하한 것과 달리, 한국의 그것이 같은 기간 24.2%에서 25.1%로 상승한 것은 지난 1997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를 잘 보여준다. 실제로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1996년 47.6%를 피크로 저하 추세로 반전되어 2010년에는 45%까지 하락해서, 미국, 스웨덴, 일본과의 차이는 6-10% 포인트나 되었다.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 수준 하위 20%의 소득 대비 상위 20%의 소득의 배수도 1997년의 3.97에서 2013년에는 5.96으로 크게 증가했고, 지니계수 역시 같은 기간 0.264에서 0.313으로 급등했다. 얼마 전 통계청이 가계금융 조사를 바탕으로 새로 산출한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2012년 0.353로 OECD 나라들 중 여섯 번째였다. 분명한 것은 1997년 경제위기 이후 분배 측면에서 한국의 OECD 고소득국으로의 접근이 중단되었고,‘분배 없는 성장’ 체제가 구조화되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더 이상 장하준 등의 발전국가론자들이 애호하는 ‘분배를 동반한 성장’ 모델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불평등 사회의 세계적 대명사인 미국을 능가하는 양극화 사회, 혹은 ‘격차 사회’로 전락했다. 한국에서 불평등은 이제 대물림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교육은 한 동안 기회 균등화 기구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사교육비 지출의 양극화와 대학서열체제를 통해 불평등과 양극화를 대를 이어 확대재생산하는 수단이 되었다. 1960년대 이후 한국자본주의의 고도축적의 이면에는 성공적인 농지개혁과 한국전쟁을 경과하면서 형성된 특유한 평등주의적 다이나미즘과 이와 연관된 비상한 교육열이 놓여 있었음을 고려한다면, 최근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의 구조적 고착화는 한국자본주의의 고도축적의 사회문화적 기반이 와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지는 그 동안 양극화 문제를 착취론과 계급구조에 초점을 맞추어 이론적으로 다룬 특집을 몇 차례 낸 바 있는데, 이번 호 특집은 한국의 양극화 현상을 이윤율과 교육 측면에서 엄밀하게 실증분석한 두 편의 논문으로 구성했다.


한국 제조업의 이윤율 추이와 변동요인
본 연구에서는 항등식을 이용하여 이윤율 구성요소를 분해하는 전통적인 분석방법과 달리, 기술진보, 협상력, 세계화가 이윤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모형을 구축하고 한국 제조업 1991-2009년 18개 업종 패널자료를 사용해 이윤율 변동요인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맑스편향적 기술진보에 따른 자본-노동비율 증가는 이윤율을 하락시키고, 연구개발투자 확대에 따른 요소증진적 기술진보와 노동조합 조직률 하락은 이윤율을 상승시켰다. 세계화가 이윤율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인데, 외국인직접투자와 해외직접투자는 이윤율을 상승시키고, 시장개방은 이윤율을 하락시켰다. 시기별로는 외환위기 이전(1991-1998년)에는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노동비율 증가와 시장개방이 이윤율을 하락시켰으며, 외환위기 이후(1999-2009년)에는 생산자본의 세계화와 연구개발투자가 이윤율 상승을 주도하였고 노동조합 조직률 하락이 이를 뒷받침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이윤율 구성요소를 분해하고 자본-노동비율 변화에 주목하는 전통적인 분석방법으로는 생산의 세계화와 기술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이윤율 동학을 설명하는데 충분하지 않으며, 기술진보, 세계화, 협상력의 효과를 분석하는 새로운 접근방법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 (홍장표/ 부경대)

한국의 교육비 지출 양극화 : 1990-2012
본 연구는 한국의 교육비 지출 양극화(1990-2012) 분석에 목적을 두었다. 한국의 자본주의에서 교육은 양극화 완화요인이 아니라 양극화를 심화하고 나아가 세대 간 양극화를 확대 재생산하는 요인임을 추세분석을 통해 확인하고자 했다. 따라서 사회 양극화 국면 중 하나인 교육 양극화에 주목하고,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1990-2012년 시계열 자료를 통해 한국의 교육비 지출 양극화 구조를 분석했다. 분석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난 22년간 교육비 지출에서 소득차이에 따른 교육소비 및 학생학원소비 5분위별 격차는 각각 7.0배, 8.4배 증가했고, 2012년 학생학원소비 5분위배율은 7.5배 증가했다. 둘째, 교육소비 주도그룹은 3~5분위였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정규교육 대비 학생학원소비 지출이 높았다. 셋째, 한국의 교육비 지출은 높은 극단으로 쏠리는 비대칭적 양극화 구조였고, 이러한 교육비 지출 양극화는 교육 빈곤층 양산, 저소득층 교육기회 차단 등으로 이어져 사회 양극화를 심화하고 확대 재생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넷째, 전문대졸이상 가구는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높은 수준의 교육소비성향을 보였다. 소득분위 및 소득구간 그리고 가구주 교육정도별 교육소비성향 표준편차는 소득구간>소득분위>교육수준 순으로 컸다. 시점별 교육소비성향 격차 기울기 또한 소득구간>소득분위>교육수준 순으로 컸다. 결국 가구주의 소득변인이 한국의 교육비 지출 양극화에 결정적 변수임을 알 수 있다. ... (김혜자/ 한국교육개발원)


EU의 경제위기 대응과 신자유주의적 통합의 심화
EU의 경제위기 대응은 체계적으로 설계된 계획서에 따라 진행되지는 않았다. EU의 출범 자체가 여러 모순을 안고 있었고, 특히 내적 불균형을 조정할 기제가 없기 때문에 위기시 문제 해결이 어렵게 되어 있었다. 위기에 대한 대응 과정은 서로 다른 세력 사이의 판세가 전환되는 시기이기도 한데, EU의 경제위기는 신자유주의적 세력이 미루어왔던 구조조정이 더욱 강제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어떤 정치체의 통제도 받지 않는 유럽중앙은행이 위기관리의 핵심 주체로 떠오르면서 개별 국가의 주권이 이전보다 훨씬 더 유럽중앙은행으로 이전되었고, 통제되지 않는 신자유주의적 통합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EU에서는 위기의 해결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위기를 통해 어떤 체제로 전환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 (백승욱/ 중앙대)

기본소득과 젠더 정의
이 글에서는 젠더차별적 노동분업을 해체하여 모든 젠더에게 자유로운 자기발전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는 젠더 정의 실현의 제도적 조건을 기본소득제에 연계하여 탐색한다. 그런데 현재, 특히 서구에서 전개되는 기본소득에 대한 여성주의 논의에서 판 빠레이스의 영향은 지대하다. 따라서 우선 판 빠레이스의 기본소득론을 ‘젠더 정의’를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이어서 여성주의 기본소득론을, 판 빠레이스 기본소득론의 불충분성과 한계 극복을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페이트맨의 이론 고찰에 이어, 특히 프레이저의 젠더 공정성론을 기본소득과 결합시킨 첼레케의 모형, 곧 프레이저·첼레케 모형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판 빠레이스와 여성주의 기본소득론의 근본한계를, 젠더 정의를 촉진하며 합리적인, ‘사회재생산’에 대한 모형을 통해 극복하고자 한다. 또한 이 모형에 프레이저·첼레케 모형을 비판적으로 통합하여 젠더 정의의 실현을 위한 제도적인 조건들을 기본소득제에 연계하여 제시한다. ... (권정임/ 한신대)

스피노자와 데리다에서 폭력과 신학-정치적 문제
데리다와 스피노자는 최악의 폭력은 제거 불가능한 최소한의 폭력을 절멸하고자 하는 시도로부터 나온다는 점에 동의한다. 이 글은 두 철학자에 의해 공유되고 있는 이 관점의 배후에 놓여 있는 차이를 드러냄으로써, 데리다의 해체주의적인 신학-정치적 논의가 갖는 함의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갖고 있다. 데리다는 법에 내재하는 사실적 폭력과 규범의 이율배반을 통해서 법의 해체 가능성을 주장한다. 이 법의 해체 가능성을 규정하는 정의(justice)는 이후에 ‘메시아주의 없는 메시아적인 것’이라는 독특한 종교성으로 정의된다. 이 독특한 신학은 벤야민, 바타이유, 하이데거 등에서 보이고 있는 인간주의적 잔재를 제거하고자 하는 신학, 따라서 인간에게 가장 낯선 그리고 절대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신에 대한 사유이며, 바로 그러한 한에서 모든 인간적인 윤리와 정치의 해체 가능성을 정초한다. 반인간주의를 표명했던 스피노자는 데리다와는 정반대의 방향에서 전통적인 신학을 전복한다. 그는 신의 초월성이 아니라 내재성, 따라서 신에 대한 이해 가능성을 주장함으로써 그것에 이른다. 그리고 이 새로운 길은 정치에 대한 새로운 사유, 정치적 주체화의 토대로서 대중의 지적 평등을 긍정하는 정치적 사유를 열어 놓는다. ... (박기순/ 충북대)


인지자본주의론에 대한 검토
이 논문에서는 마르크스 노동가치론의 관점에서 인지자본주의론의 성과와 한계를 검토한다. 인지노동의 개념, “이윤의 지대 되기” 및 지대 개념과 관련하여 인지자본주의론의 가치론을 평가한다. 인지자본주의론의 의의와 한계도 지적된다. (안현효·류동민)

 


정보지대와 노동가치론
본 논문은 전희상의 정보재 가치론에 대한 최근의 논쟁(전희상, 2013)을 재검토하면서 첫째, 전희상이 기초하고 있는 노동의 배수화 관점과 절충주의적 관점의 유사성과 차이를 명확히 하고, 둘째 전희상의 최근 논의에서 부족한 정보지대 개념을 노동가치론의 신해석에 기초하여 좀 더 명확히 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정보재의 초과이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마르크스의 노동과정론에 지식생산과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전희상의 논리와는 반대로 마르크스의 노동과정론의 일반이론은 수정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마르크스의 차액지대론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 논문에서와 같이 정보재의 노동가치론을 해석하면 [자본론1]권과 [자본론3]권에 등장하는 가치론적 개념을 모두 동원할 수 있으며 마르크스 가치론의 실용적 유용성을 더욱 증진시킨다. (안현효 / 대구대)

 


류동민의 "기억의 몽타주":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재현하는가?
"기억의 몽타주"에서 저자는 재현 또는 재현의 재현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성찰한다. 이를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그는 우선 자신의 체험을 소설로 구성하고, 그가 지지하는 재현의 철학을 통해 소설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재현의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흔히 우리는 기억의 근거로 고정된 내용의 경험이 존재하고, 우리의 기억은 그런 경험을 수동적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기억의 주체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보다 자신의 이해관계, 선호하는 것, 감정적 요소, 욕망 등에 따라 특정 요소들을 선택하거나 배제하며, 어떤 것은 부각시키고 어떤 것은 감추거나 침묵시킨다. 이렇듯 재현에서는 편집과 왜곡이 불가피하며, 재현은 늘 불완전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모든 재현은 다 주관적 편집에 불과하며, 신뢰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재현의 불완전성 그 자체 보다 총체적 진실이라는 이름아래 다른 대안적 재현을 배제하는 억압적 권력의 위험성과 횡포다. 물론 그의 재현 철학에는 여전히 이론적으로나 실천적 차원에서 불분명한 부분이 존재한다. 그는 이에 대한 해답을 재현의 유물론적 근거나 다양한 재현들의 상호 교차와 작용에서 찾으려는 것 같다. (하주영/ 영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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